록펠러는 어려서부터 총기가 남달랐다. 하루는 집 근처에서 야생 칠면조 알을 발견했다. 당시 아이들은 칠면조가 알을 낳으면 몰래 훔쳐다가 삶아 먹곤 하였다. 어린 록펠러는 칠면조 알을 관찰하다가 숲 속에 숨어서 어미 칠면조가 오는지 살펴보았다. 그리고 어미 칠면조가 돌아와서 알을 품자 그는 알을 가져 오지 않고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가서 그 일을 이야기하자 어머니가 의아한 듯 물었다. "왜 칠면조 알을 가지고 오지 않았니?"
"알이 부화해서 칠면조 새끼가 태어나면 데려 오려고요. 그게 알보다는 훨씬 값어치 있잖아요." 어머니는 야무진 록펠러의 대답에 내심 놀랐다.
칠면조 일화에서 보듯 록펠러는 어려서부터 경제 분야에 꽤 소질을 보였는데 그것은 그의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그의 아버지는 고향을 떠나 타지로 와 사업을 하고 있었다. 매일 저녁, 일을 마치고 돌아온 아버지는 밤늦게까지 촛불을 켜고 어린 록펠러와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이야기의 주된 내용은 낮에 어떤 물건을 사고 팔았는지, 돈을 어떻게 얼마나 벌었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며 록펠러는 장사 기술을 습득해나갔다. 하지만 신앙심이 깊었던 어머니는 아들이 장사를 배우는 것이 못마땅했다. 그래서 종종 아버지와 마찰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이 나라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돈이오. 가장 중요한 것을 가르치는 게 뭐가 나쁘다는 것이오?"
아들의 경제 교육에 대한 아버지의 생각은 확고했다. 용돈도 절대로 그냥 주는 법이 없었다. 록펠러는 용돈을 받기 위해서 새벽부터 밭에 나가 농사일을 하고 소젖을 짜야 했다. 그러면 아버지가 그가 일한 것을 시급으로 계산하여 주었다. 록펠러도 이런 방식에 대해서 불만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재미있어 하며 용돈을 더 많이 받기 위해 더 열심히 일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노동의 가치에 대해서도 깨달아 갔다.
아버지가 하던 사업 중에 목재장사가 꽤 잘 되고 있었는데 어느 날부터 아버지는 록펠러에게 땔감을 구입하는 일을 맡겼다. 당시를 회고하며 록펠러는 이렇게 말했다. "땔감을 사려면 산 너머 먼 곳까지 가야만 했어요. 하지만 그 일을 통해서 전 좋은 목재를 고르는 법을 확실히 배웠죠. 아버지는 단단하고 곧은 목재만 골라오라고 하셨어요. 혹시라도 썩은 나무가 있으면 절대로 용납하지 않으셨죠. 당시 몸은 고됐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그게 제게는 매우 좋은 훈련이었어요."
아이에게 스스로 용돈을 벌게 하면서 경제관념을 습득하게 하는 것은 록펠러가의 전통이 되었다. 록펠러는 아버지에게서 배운 어린 시절 경험을 토대로 세계적인 부자가 된 후에도 자신의 아이들에게도 절대 용돈을 허투루 주는 법이 없었다. 슬하에 다섯 명의 자녀가 있었는데 모두 일곱 살이 지나면 용돈을 주고 사용내역을 기록하게 하였다. 어떤 용도로 돈을 얼마나 썼는지 정확하게 기입해야 했을 뿐만 아니라 만약 한 푼이라도 기록과 맞지 않는 내역이 발견되면 오히려 벌금을 내야 했다. 그리고 용돈을 모아 남을 돕는 일에 쓰는 것도 가르쳐 주었다. 이토록 엄격한 록펠러가의 전통은 그 가문을 대대손손 부자로 만드는 교육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