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가 고교 재학 시절 성폭력 혐의가 있는 학생에게 입학 취소 조처를 내린 9월 18일, 송선진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 대입제도과장을 만났다. 대입제도과는 입사관 전형을 포함, 대입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부처다. 그는 입사관 전형 합격자들이 제기한 의혹을 사안별로 반박하며 “대부분은 초기 시행 단계에서 불거진 논란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 성균관대 사태처럼 ‘마음먹고’ 입사관을 속이려는 지원자는 어떻게 걸러내나. “범죄 사실을 고의로 누락한 교사는 엄벌하고 대학 내 감시 체계도 강화해야 한다. 성균관대 사건의 경우 가해자 A군의 성범죄 경력은 외부 제보가 아니라 성균관대 자체 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인터넷에 올라온 사건 당시 관련 자료를 검토한 후 입학처가 재사정(再査定)에 착수한 걸로 알고 있다. 비단 성균관대뿐 아니라 입사관 전형을 실시하는 모든 대학은 전형 기간이 아니어도 입사관 전형 입학생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 지원자의 범죄 사실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할 순 없나. “엄밀히 말해 A군이 규정을 어긴 건 아니다. A군은 사건 발생 직후 소년법에 의해 보호관찰처분을 받았는데 소년법 처벌 경력은 원래 ‘비공개’가 원칙이어서 학교생활기록부에 올리지 못한다. 입사관 잘못이라고 할 수도 없다. 면접은 제출서류의 허위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보는 것 아닌가. 지원자가 서류에 기재한 경력 중 관련 사항이 전혀 없는 항목을 입사관이 챙겨 묻기란 쉽지 않다. 다만 추천서를 써준 교사는 문제가 있다. 대학 측이 지원자의 인성을 판단할 수 있는 주요 이력을 누락한 건 입사관과 고교 사이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 입사관 전형이 도입된 지 올해로 5년째인데 크고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는 느낌이다. “사건이 터진 후에야 관련 대책이 나오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겨우 5년밖에 안 된 제도이지 않나. 한국형 입사관 전형은 이런저런 논란을 헤쳐가며 그럭저럭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회피·제척제만 해도 한 남성이 트위터에 ‘아내가 ○○대 입사관이니 덕 좀 보라’며 청탁을 유도하는 글을 올린 사건이 계기가 돼 생겨났다.”
   
   - 수능 최저등급제 도입 등 정량평가가 혼합된 형태 역시 ‘한국형 입사관 전형’의 범주에 포함되나. “그렇지 않다. 교과부는 입사관 전형이 점수 위주 평가제가 되는 걸 지양한다. 대학 측에도 공인어학시험 성적 등 외부 이력 제출을 요구하지 않도록 권장하고 있다. 문제풀이식 전공 면접 역시 교과부 방침과 배치된다. 교과부 권장사항을 준수하는 대학엔 더 많은 예산을 할당한다. 수능 최저등급 상향 조정을 부추기는 건 오히려 사교육 쪽이다. 한 입사관은 사교육 관계자에게서 ‘A대학은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이렇게 높은데 그 대학은 왜 가만히 있느냐’는 말까지 들었다더라.”
   
   - ‘현행 입사관 전형은 정부 지원금 덕분에 근근이 유지되는 것’이란 얘기도 있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입사관 전형 원서 값이 비싸다고들 하지만 정부 지원금마저 끊기면 원서료 상승 폭은 훨씬 커질 것이다. 입사관 전형 자체가 ‘고비용 저효율’ 모델이다. 다만 고교 교육 정상화에 기여하는 면이 크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 일부에선 ‘정부 지원금이 끊기면 입사관 전형 존속 여부도 불투명해진다’고 우려하는데. “그건 전적으로 대학 측 의지에 달려 있다. 그나마 다행인 건 각 대학 입사관의 정규직 전환 비율이 꽤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당초 목표치 2017학년도까지 정규직 입사관 비중 50% 도달)는 이미 달성했다. 그동안 대학들이 정규직 입사관 채용을 꺼린 건 입사관 전형에 대한 확신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과부는 정규직 입사관 수가 증가하는 최근 현상을 고무적으로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