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감각 중 가장 먼저 발달하는 감각이 촉각이다. 아이는 생후 10주면 이미 손으로 물건을 구별하기 시작하고, 3개월 무렵이면 여러가지 물건을 손으로 쥐고 만지고 쓰다듬고 두드려 보며 촉각을 발달시키게 된다. 더구나 아기의 피부는 제 2의 뇌로서 피부를 통한 촉각자극은 뇌발달에 아주 중요하다.

마이애미주립대학의 피부접촉연구센터의 연구보고에 의하면 엄마의 애정 어린 손길로 마사지를 받은 아기는 그렇지 않은 아기보다 몸무게가 훨씬 빨리 늘며, 면역력이 증가되고, 정서적 안정과 숙면을 취할 수 있다고 한다. 연구결과 마사지를 해주었던 아기는 면역 세포가 증가되었다. 또 인슐린 같은 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해 소화가 잘되었으며 아기가 보채거나 칭얼거리게 하는 여러가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감소되어 아기의 감성과 사회성이 증가하였다. 또 정서적으로 안정되며 숙면을 유도하여 잠투정이 심한 아기에게 더욱 효과적이었다.

피부마사지가 뇌발달에 미치는 효과

피부에서 촉각을 감지하는 수용체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둔해지고 적어지는데 아기 마사지를 통하여 피부감각을 잘 유지하는 것은 뇌에 신선한 자극을 준다.

첫째, 인지발달에 효과적이다. 피부마사지를 받은 아기는 그렇지 않은 아기보다 더 많은 시간 동안 ‘조용하게 깨어 있는 상태’로 있다. ‘조용하게 깨어있는 상태’는 아기가 의사소통을 시도하고, 또 가장 잘 배울 수 있게 되는 의식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이는 마사지를 받는 동안 많이 나타나 아기의 뇌발달에 도움을 준다.

둘째, 정서발달에 효과적이다. 피부는 뇌와 풍부한 신경회로로 연결돼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까닭에 피부에 가해지는 아주 약한 자극도 뇌에 잘 전달된다. 아기가 경험하는 스킨십은 변연계에 작용하여 정서를 안정시키는 신경회로를 발달시킨다. 반대로 스킨십이 부족하면 자주 욕구불만의 상태에 빠지게 되고, 분노와 폭력을 부추기는 신경망이 불균형적으로 발달하게 된다.

셋째, 수면각성 리듬 형성에 효과적이다. 피부마사지를 받은 아기는 잠을 잘 때에도 아주 깊이 잠이 든다. 흔들어서 얼렀던 아기는 어르는 동안 잠이 드는 경우가 많으나 ,정작 잠자리에 들었을 때는 깨어있는 경우가 많은데, 피부마사지를 받은 아기는 잠자리에 들었을 때 깊이 잠이 든다. 이러한 결과들은 잠을 유도할 때 마사지가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넷째,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피부마사지는 혈액의 흐름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순환을 감소시킨다. 이런 코르티솔의 감소는 마사지를 받는 중에도 끊임없이 계속되고 유지된다. 더구나 고통을 완화시키는 엔도르핀의 방출을 자극하여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피부마사지를 잘하려면

최근 한국에서도 신생아에 대한 피부마사지가 유행하고 있다. 피부마사지는 아기와 이야기하거나 놀듯이 편안하고 즐거운 상태에서 해야 한다. 처음엔 가벼운 터치로 시작하고 자신이 생기면 힘을 가한다. 아기가 음식을 먹은 직 후나 잠을 자고 있거나, 기분이 나쁘거나, 마사지 받기를 거부할 때 억지로 하면 안 된다. 생후 2~3일부터 10세가 될 때까지 꾸준히 마사지를 해주면 좋다. 생후 2개월 이전까지는 다리나 발, 손 등에 부분적으로 하는데 강하게 하기보다는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는 정도가 좋다. 생후 3개월부터는 보다 정교한 마사지를 해준다. 마사지는 하루 중 어느 때 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밥을 먹었을 때는30분 후에 하고 가급적이면 일정한 시간에 한다. 마사지 시간은 10분 정도가 좋으며 끝난 후에는 30~1시간 정도 쉬도록 한다. 실내 온도는 20~22℃가 적당하며 통풍이 잘 되고 조용한 장소가 좋다. 옷은 부분적으로 벗기며 바닥에 매트나 타월을 깔아 주도록 한다.

큰 아이라면 매일 목욕을 해서 피부를 깨끗이 하고 목욕할 때 적절하게 피부를 문지르거나 더운 물, 찬 물로 피부 감각을 자극해주는 것도 좋다. 아이의 머리나 등을 쓰다듬어 주거나 가슴으로 포옹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이러한 피부접촉은 아이들을 업고 다니는 우리나라의 육아방법에 이미 있는 낯익은 것이다. 미국에서는 거의 매일 텔레비전을 장식하는 젊은이의 총기 및 마약관련 사고가 우리나라에는 거의 없는 것도 이러한 육아방법과 일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피부접촉이나 피부마사지는 아기의 정서발달과 인격형성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아기와 함께하는 촉각놀이

어릴 때부터 손으로 만져 물체를 구별하는 촉각놀이도 뇌발달에 효과적이다.

첫째, 주위의 사물을 이용하자. 뾰족한 밤가시에서 부터 시작하여 솜, 깃털, 수세미, 소라껍데기, 로션 등 여러가지 사물을 만져보면서 뾰족뾰족하다, 부드럽다, 간질간질하다, 울퉁불퉁하다, 까칠까칠하다, 미끌미끌하다 등의 표현을 익혀보자.

둘째, 촉각놀이판을 만들자. 준비된 재질을 일정한 크기로 잘라 두꺼운 종이에 붙여 촉각놀이판을 만든다. 아기의 손등에 적당한 자극을 주면서 “까끌까끌하구나”, “말랑말랑하네” 말을 건네준다.

셋째, 촉각상자를 만들자. 빈 화장지곽 안에 벨벳, 사포, 모피 등 가급적 질감의 차이가 뚜렷한 재질을 넣어보자. 아기가 손끝으로 받아들인 부드러움, 까끌함, 울퉁불퉁함의 다양한 느낌을 언어로 표현하자. 여러 가지 사물을 이용해 각 사물의 재질에 따른 질감과 어떤 물건인지 유추하게 할 수 있다.

넷째, 촉각놀잇감으로 놀이를 하자. 고무장난감, 나무나 플라스틱, 다양한 감촉의 헝겊인형, 모래 등 여러 가지 감각의 촉각놀잇감으로 놀이를 하자.

다섯째, 맨발로 걸어보자. 걷기 시작하는 시기라면 가끔 맨발로 양탄자나 타일바닥 등을 걷도록 하고, 볕이 좋은 날이면 모래밭, 풀밭 위를 걷도록 하여 촉각발달을 도울 수 있다.

여섯째, 아이와 같이 요리를 하자. 아이와 함께 요리를 하면서 밀가루 반죽을 하거나 달걀을 푸는 등을 촉각과 소근육운동을 발달시킬 수 있다.

일곱째, 오곡을 만져보자. 아이의 손가락으로 작은 옥수수 알갱이들을 만져보자. 눈으로 보고, 만져보고, 냄새 맡고, 사르륵 사르륵 몰려 구르는 마른 옥수수의 소리도 듣는 등 오감 모두 자극하는 놀이이다. 옥수수, 쌀, 보리, 콩, 팥 등의 작은 물건들을 두 손가락으로 쥐어 보는 일은 집중력은 물론 소근육 발달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두 손으로 한 아름 모아서 소꿉놀이 그릇에도 담아보자.

여덟째, 전분으로 촉각놀이를 하자. 전분에 물을 섞어 액체에서 고체로 변하는 물체의 성분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입자가 고우면 체를 통해 거를 수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 전분은 물에 개었을 때 뭉침이 독특해서 밀가루와는 다르게 즐길 수 있다. 전분놀이는 가루가 많이 날리고 물과 함께하는 놀이이므로 목욕탕 욕조 안에서 하면 좋다. 또 식용 색소를 넣어 반죽한 후 목욕탕 타일 벽에 손도장, 발도장을 찍어보자. 자기의 손과 발 모양 이 타일 벽에 찍힌 것을 보고 아이는 성취감과 창의력이 발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