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더듬는다고 야단을 치고 나면 더 말을 더듬곤 하는데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게 됩니다.

사실 말을 더듬는 아이들은 드물지 않습니다. 20명 중에 한명의 아이들은 한번은 어느 시점에선가 말을 더듬고 이 아이 5명 중 4명은 좋아집니다. 여자보다 남자가 더 흔히 말을 더듬습니다. 말을 하지 못하는 아이는 말을 더듬을 일도 없으므로 아이들은 갑자기 말을 많이 배우는 2-3살 경부터 5살까지가 가장 말을 잘 더듬는 시기입니다. 물론 이 나이가 지나서도 초등학교 아이들 중에도 말을 더듬는 아이가 드물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말 더듬는 것을 본 부모는 평생 그럴까봐 “천천히 말해라” “또박또박 말해라”고 훈수를 둡니다. 심지어 조금만 노력하면 될 것 같은데 그것도 못한다고 한대 쥐어박는 부모도 있습니다. 하지만 말을 더듬는 것은 아이들의 의지와는 별로 상관이 없습니다. 부모들의 고민과는 달리 말을 더듬는 아이들은 자신이 말을 더듬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시간이 지나면 대개 저절로 좋아집니다. 하지만 말을 두세 달이 지나도 계속 더듬거나 대화하는데 지장을 줄 정도라면 부모가 신경을 써야합니다. 하지만 말더듬이를 고치려고 아이를 억지로 교육시키다가는 말더듬는 것을 더 심하게 만들 수 있고 더 오랫동안 말을 더듬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말더듬는 아이들은 부모가 하기에 따라서 좋아질 수도 나빠질 수도 있기 때문에 약간의 지식은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흔히 말을 더듬는다고 말하는 것은 여러 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단어나 문장을 반복하는 것은 대개 별문제가 없습니다. 아이들은 말보다 생각이 빨리 발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릿속에는 수많은 생각이 오고가도 그것을 다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입 안에서 말이 맴돌아도 그 말이 입 밖으로 쉽게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엄밀하게는 말을 더듬는다고 하지는 않습니다.

단어의 일부나 한음절 단어를 반복해서 말하거나 말을 늘여서 말을 하는 경우는 좀 문제가 될 수 있는 말더듬입니다. 이럴 때 부모가 말을 자르고 대신해주거나 아이의 실수를 지적하면 아이들은 말하기를 두려워하고 말을 더듬게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을 보면 고쳐 주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들지만 억지로 고치려는 노력은 도리어 상황을 악화시킬 뿐입니다.

말을 더듬는 다른 요인도 있습니다. 아이들은 마음이 급하거나 흥분했을 때 말을 빨리 하려다 더듬기도 합니다. 아프거나 피곤해도 말을 더 더듬게 됩니다. 지나치게 말을 열심히 가르쳐도 더듬을 수 있고, 아이가 말하는 것에 너무 간섭을 해도 더듬을 수 있습니다. 왼손을 잘 쓰는 아이에게 오른손을 쓰라고 강요하는 식으로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줘도 말을 더듬을 수 있습니다. 심지어 다른 아이들이 말 더듬는 것을 흉내 내다 말더듬이가 시작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아이가 혼자서 놀 때는 말을 더듬지 않고 말을 잘한다면 부모가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지는 않는 잘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계속 말을 더듬거나 대화하는 데 지장을 줄 정도라면 부모가 신경을 써야 합니다. 우선 아이가 말 더듬는 것에 아이가 느끼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에게 말을 제대로 하라고 강요해서는 안 되고 억지로 고치려들다가는 말 더듬는 것을 더 심하게, 오래가게 만들 수 있습니다. 아이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중간에 자르지 말고 끝까지 들어주고 아이에게 말할 충분한 시간을 줍시다. 아이가 즐겨 읽는 책을 읽어주고 아이와 번갈아 책을 읽고 노래를 같이 부르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온 집안 식구가 조용히, 느리고 명확하게 말합시다. 아이가 잘하는 것을 많이 칭찬해주고 말 더듬는 것을 화제로 삼지 마십시오.

말더듬는 것은 그 자체는 크게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잘못하면 아이들에게 심리적으로 또는 발달상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우선 말더듬는 것은 그 자체가 아이들에게 큰 스트레스일 수도 있습니다. 부모만큼이나 말을 더듬는 아이들은 남들과 다르게 말하는 스스로에게 놀라고 당황하게 됩니다. 말더듬을 때 남이 볼까봐 얼굴을 돌리거나 가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이 스스로 움츠려 들어서 말을 해야 하는 활동을 기피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말을 더듬는 아이들은 유치원에서 아이들의 놀림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부모가 올바르게 대처하면 말 더듬는 아이들은 대개 얼마지 나지 않아서 좋아집니다. 하지만 말 더듬는 아이들 모두가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좋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말 더듬는 것이 심한 경우는 바로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심하지 않더라도 말 더듬기가 3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말 더듬는 것을 아이 스스로 지나치게 고민할 경우, 말을 할 때 잔뜩 긴장해 눈을 찡그리거나 얼굴을 씰룩일 정도로 말이 잘 안 나오는 경우, 단어의 일부분을 자꾸 반복하는 경우에는 전문가와 상의하는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아두시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