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연합뉴스) 김종식 기자 = 한국 친구를 좋아합니다. 봉사활동도 열심히 해서 다음 반장 선거에 또 나가고 싶습니다.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부용초등학교 4학년 1반 반장인 아프리카 남서부에 있는 앙골라 국적의 사무엘(11)군의 말이다.

사무엘군은 2007년 6월 아버지(47)를 따라 한국에 온 지 5년, 2009년 3월 부용초등학교에 입학한 지 3년 만에 반장이 됐다.

이 학교 운영위원장 이훈희씨는 사무엘군은 초등학교 입학 전에는 마을에서 골칫거리였다고 회상했다.

불량 청소년들과 어울려 다니며 말썽을 자주 피웠고, 흑인이라 동네 주민들에게 곱지 않게 보였다고 했다.

초등학교에 입학해서도 한국말을 못해 성적은 반에서 꼴찌였고, 친구도 없어 힘든 시간을 보냈다.

입학 한 달가량이 지난 뒤 집에 가다 같은 반 윤희영(현재 4학년 3반)군이 안녕, 앞으로 잘 지내자라는 말에 친구가 돼 학교생활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2010∼2011년 부용초등학교가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나눔과 배려 시범학교로 지정됨에 따라 학교 차원의 지원도 받았다.

학교에 다니면서 열심히 공부해 현재는 같은 반 30명의 학생 가운데 성적이 15등 정도로 올랐다.

지난 3월 초에는 4학년 1반 반장 선거에도 나서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다.

4명의 학생이 후보로 나선 당시 선거에서 사무엘군은 30명의 학생 가운데 15표를 얻어 당당히 반장이 된 것이다.

같은 반 최재민(11)군은 사무엘이 인기가 좋고, 반을 이끌어가는 리더십이 있다며 앞으로 더 잘해 나갈 것 같다고 말했다.

담임 이은하(47) 선생님은 사무엘군이 3학년 때 귀찮은 일에 앞장서는 등 친구들을 감동시킨 것이 4학년에 올라와서 반장 당선으로 연결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친구들이 반장 말에 잘 따르고 있어 별다른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사무엘군은 한국 음식 가운데 김치와 미역국이 제일 맛있고, 앞으로 박지성 아저씨와 같은 훌륭한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