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쓰레기장 같은 아이 방, 놔둬도 될까
- 제니
◇방 청소 안 하면 사회에서 낙오한다?
“방 청소 하나 제대로 못 하는 애가 무슨 일인들 잘할 수 있을까, 쯧쯧.” 부모는 욱하는 마음에 자녀에게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하지만 그런 말 이면엔 ‘작은 방 하나도 이렇게 관리를 잘 못하는데 나중에 큰일은 어떻게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담겨 있다.
방을 지저분하게 해놓고 다니는 건 아이 행동의 일부일 뿐, 결코 미래를 대변하는 지표가 될 수 없다. 따라서 부모가 이 문제를 자꾸 물고 늘어지면서 자녀를 나무라면 대화는 점점 본질에서 벗어나 생각지도 못한 감정 다툼으로 번지게 된다. 먼 미래에 대한 걱정을 앞당겨 하는 대신, 눈앞에 펼쳐진 상황만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얘기해야 한다.
◇‘최악의 상황’ 염두에 두면 편안해져
몇 차례 듣기 좋게 얘기했는데도 아이가 자기 방을 치우지 않으면 부모의 인내심도 한계에 이른다. 그렇게 쌓인 감정은 결국 폭언, 이를테면 “이게 방이야, 쓰레기장이야?” “아예 곰팡이를 키우고 살아라.” 같은 말로 터져 나온다. 하지만 자녀의 변화를 바란다면 부모의 감정 조절이 급선무다. ‘충분히 알아듣도록 여러 번 말했으니 적당한 시기가 되면 변하겠지’란 기대감은 잠시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아직 중학생인 아이들이 습관처럼 익숙해진 행동을 갑자기 바꾸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정신을 차려보면 이미 어딘가에 물건을 흘려둔 후인 경우가 태반이다. 속으로 ‘아차!’ 하는 바로 그 순간, 공교롭게도 부모의 잔소리가 날아든다. 자신도 마음이 불편하던 차에 정곡을 찔린 아이들은 이내 ‘사과 모드’를 ‘반항 모드’로 전환한다.
처음부터 ‘아이와 한 약속은 잘 지켜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마음먹으면 한결 편안해진다. 생각보다 상황이 더 악화될 거란 상상을 미리 해보는 것도 좋다. 말을 입 밖으로 꺼내기 전 마음속으로 숫자를 세는 습관 역시 도움이 된다. 생각이 아무리 잘 정리돼 있어도 감정이 격한 상태에선 아무 소용이 없다. 감정을 다스리는 ‘나만의 방법’을 생각해두자.
◇‘기대수준’ 낮추고 말은 최대한 짧게
정리정돈에 관한 한 부모와 자녀의 기준은 제각기 다르다. 부모 생각엔 ‘이 정도는 당연히 해야지’ 싶은 것들도 아이 입장에선 버거운 게 많다. 따라서 방 청소에 관한 원칙을 정할 때도 부모가 일방적으로 기준을 제시하기보다는 자녀와 논의를 거치는 게 바람직하다. 단, 이때 자녀에게 건네는 말은 간단명료할수록 좋다.
아이들도 부모 말을 충분히 알아듣는다. 단지 부모가 원하는 것처럼 즉각 행동으로 옮기지 않을 뿐이다. 꽤 많은 부모가 자신의 말을 자녀가 못 알아들었다 싶으면 했던 말을 ‘무한 반복’한다. 그래도 별 반응이 없으면 급기야 화를 참지 못한 채 소리를 지른다. 상황은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간다. 자녀의 행동 중 못마땅한 게 있을 땐 한발 뒤로 물러나는 지혜가 필요하다. 아이가 당장 반응을 보이지 않더라도 ‘짧고 굵게’ 자신의 요구 사항을 알린 후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게 현명한 부모의 자세다.
 
 
고봉익 TMD교육그룹 대표·‘중학생의 멘토 부모 되기’ 저자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