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대안학교(alternative school)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학부모는 물론 학생이 없는 부모들도 일반학교(一般學校)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만, 대안학교가 어떤 학교인지는 잘 모른다.

대안학교(代案學校)는 1921년 영국의 교육자이자 작가인 A.S 닐이 설립한 서머힐 학교가 대표적이다. 대안학교는 공교육제도의 문제점인 입시교육에서 벗어나 좀 더 다양하고 자유로우며 자연친화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가르치는 학교를 말한다.

대안학교에서는 학교 중도탈락자나 부적응 학생들이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복귀해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교육시키고 있다. 말 그대로 입시교육에서 벗어난 새로운 교육, 별도의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대안적인 교육을 시키고 있는데 국내서도 인가를 받은 대안학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많은 학부모들이나 일부 시민들은 아직도 대안학교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불량학생들이 다니는 학교로 오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대안학교를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하는 학부모나 주민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동네에 대안학교가 설립되면 마치 무슨 혐오시설이 들어서는 것으로 알고 반대 투쟁에 나선다. 대안학교는 분명히 일반학교와 다르다. 일반학교 학생들은 오직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학원, 과외, 입시를 위해 치열하게 공부만 한다. 그렇다고 일반학교 졸업생 모두가 자기가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고, 또 대학을 졸업했다고 해서 모두가 취업이 잘되고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대안학교는 자신에게 맞는 길을 택하려고 노력하는 학생들에게 자율성을 인정해주고 학생 한명 한명의 개성을 존중해주며 스스로 공부하도록 기회를 주고 있다. 대안학교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은 배움의 공동체 의식을 갖도록 권유는 하되, 절대로 공부만 하도록 강요하지 않는다고 한다.

일반학교 학생들과 대안학교 학생들의 입장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어떤 학교가 더 좋은지 따지기는 곤란하다. 일반학교 학생들은 대안학교 학생들이 자율적이지만, 공부를 편하고 쉽게 하면서 생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반대로 대안학교 학생들은 일반학교 학생들이 매일 쉬지 않고 공부만 하면서, 힘들게 학교생활 하는 것처럼 보고 있다. 그렇게 상대학교와 학생들에 대한 편견을 갖게 된 것은 일반학교와 대안학교의 교육목표가 너무도 다르고, 대안학교에 대한 홍보가 제대로 안 돼 있기 때문이다. 교육계에서는 학부모나 주민 학생들 서로가 상대학교의 특성과 입장을 조금씩 이해하고 존중해 나간다면 우리나라 교육의 미래는 밝아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대전시 교육청이 지난 3월 용문동에 대안학교 설립계획 발표 후 주민들이 반대하자 7개월 만에 설립계획을 백지화한다고 발표했다.

그런 발표가 있자 일부 학부모나 교육계에서는 대전시 교육행정이 신뢰를 잃어버렸다고 비난하고 있다. 애초부터 대전시 교육청에서 지역주민들에게 대안학교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이해를 구한 다음 학교설립을 추진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다가, 주민들의 항의에 설립계획을 백지화한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대안학교는 입시에 찌든 공교육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개인의 특성에 맞는 실질적인 교육을 받고자 노력하는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제도로서,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운영되고 있다. 대안학교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무슨 혐오시설이 들어오는 것으로 잘못 알고, 내가 사는 동네에 설립돼서는 안 된다는 시민들의 님비현상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 또 그런 시민들의 억지주장에 끌려 다니는 대전시 교육청의 안이한 자세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충청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