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에 충실한 아이로 키우자
- 제니
청소부터 시작하자
아이들이 청소를 하지 않으며 생활한 지 오래다. 모두 그렇지는 않겠지만, 집집마다 방을 어지럽히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 있다. 아이들은 어른에 비해 꼼꼼하게 정리하지 못한다. 어차피 나중에 다시 정리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그냥 어른이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이들이 자라면 청소 때문에 부모와 다투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갖고 놀던 장난감이나 제자리에 갖다 놓고, 책을 책꽂이에 정리하며, 빨랫감을 세탁기 근처에 놓아 두는 것만으로 아이들의 역할은 끝난다. 나머지는 어른이나 기계가 알아서 하는 일이다. 집안 전체를 청소하라고 시키면 내가 그걸 어떻게 해?라고 하는 게 요즘 아이들이다. 공부나 그럭저럭 하고 말썽만 피우지 않으면 이런 걸 보고도 그냥 놔둔다.
요즘에는 부모들이 돌아가면서 청소를 하는 학교가 늘어났다. 말도 안 되는 모습이다. 아이들이 생활한 곳을 왜 부모가 대신 정리해야 하는가? 아이들이 하기 어려운 일이야 가서 도와도 무방하지만, 교실을 쓸고 닦는다거나 복도에 물걸레질을 하는 일 정도는 아이들이 하도록 해야 한다.
요즘 아이들은 청소를 해서는 안 되는 일로 여긴다. 이건 교사들에게 근본적인 잘못이 있다. 아이들을 벌주는 수단으로 방과 후에 남아서 교실이나 화장실 청소를 시킨다. 누구나 해야 하는 당연한 일을 통제 수단으로 사용하도록 만들어 놓은 사람들이 바로 교사들이다. 아이들에게 청소는 하기 싫거나 귀찮은 일로 만들어 놓았다. 학부모들이 권리를 찾겠다고 외칠 수밖에 없다.
학부모들에게도 잘못이 있다. 어느 정도가 아이들에게 적당한지는 생각해 봐야 할 문제지만, 청소 자체를 시키지 말라고 해서는 안 된다. 자신이 생활하는 곳을 정리 정돈하는 일은 기본 중에서도 기본이다. 이런 기본이 되어 있지 않다면 약간의 강제를 가해서라도 하게 만들어야 한다. 청소와 아이들 권리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청소는 아이들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큰 도움을 준다. 반복적인 일을 매일 함으로써 지루함을 이기는 방법을 터득한다. 자연히 무슨 일을 하든 꾸준히 오랫동안 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하기 싫어하거나 어려운 공부를 만나도 참으면서 하게 된다. 거칠고 단순한 일이지만 이 일을 바탕으로 지극히 자세하고 큰 이치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내면의 성장에도 도움을 준다. 당장 눈에 띄는 좋은 점은 발견하기 어렵고 아이 역시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높지만, 은연중 깨끗해진 집과 같이 마음도 맑아지게 노력하는 자세를 지니게 된다. 평소에 청소 잘하는 아이가 주위가 산만하거나 성격이 포악하다는 말은 아직 들어 보지 못했다. 또 이런 아이들이 공부 못한다는 소리도 못 들어봤다.
등고자비(登高自卑)라고 했다. 높은 곳에 오르려면 낮은 곳부터라는 뜻이다. 청소를 학원 가는 시간을 빼앗아 가는 천덕꾸러기쯤으로 여겨서는 곤란하다. 언뜻 하찮고 작은 일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속에 공부 잘하는 비결이 숨어 있다. 청소야말로 아이들 공부의 시작이다.
 
출처 자녀교육을 위한 고전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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